2017년 1월 9일 월요일

[이집트 여행기] 1. 잠시 머무는 두바이


두바이, 이집트 여행기
첫번째. 라마단(Ramaḍān) 기간에 두바이를 가다.

아랍의 봄이 배낭여행객들에게 미친 영향
저의 첫 이집트 여행은 중동지역이 아주 평화로웠던 2006년 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2000년대 중반은 중동여행을 하기 최적의 시기였던것 같네요. 현지 물가가 저렴했을 뿐더러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였죠.(독재나 민주화의 잣대를 떠나서...)

2010년에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은 정치적인 변동과 함께 치안의 불안을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당연히 여행객들은 줄어들 수 밖에 없죠.
그때는 IS도 없었고, 테러도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성경책이라던지 성인잡지 같은 소지품만 조심하면 현지 경찰에 트집잡힐일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 시절, 이집트에 가면 뜨거운 날씨도 잊게하는 하는 베두인족 어린이들의 미소를 볼 수 있었고, 시리아에서는 시장통 아줌마의 수다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랍이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고 있는 동안에는 말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이 제공하는 두바이 스탑오버 서비스
2006년 추석에는 이틀만 휴가를 내면 9일을 쉴 수 있는 황금 연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허무하게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죠.
'先지름 後계획'!, 일단 아랍에미레이트 항공편으로 이집트행 항공권을 지르고 나서 차분하게 계획을 세워봅니다. ^^;
이리저리 알아보니,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해서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하면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두바이 연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연결서비스는 호텔 무료 숙박, 무료 식사 및 입국 비자 비용 등이 포함된 서비스 입니다. 제가 두바이를 다녀온 2006년에 알차게 사용한 혜택인데, 블로그에 올리려고 알아보니 현재(2017년 1월)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해서 두바이에 도착한 후, 다음 항공편까지 일정 시간 이상 대기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퍼스트 / 비지니스 클래스는 6시간 ~ 24시간 대기시 이용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 클래스는 8시간 ~ 24시간 대기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랍에미레이드 항공 홈페이지에서 확인 후 신청가능합니다.

라마단(Ramaḍān) 기간에 찾은 두바이
원래 목적지는 카이로이지만, 기왕에 주는 바우처를 잘 써먹어보자는 생각에서 두바이에 잠시 들리기로 결정합니다.
두바이에 도착한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가 약간 넘었는데, 비행기 문을 나서는 순간, 사우나에 들어온것 같은 열기가 훅~ 하고 밀려옵니다.
제가 중동에 왔다는 실감이 제대로 듭니다. ^^;
두바이 공항에 내리면 면세점 구역을 만나게 됩니다. 인천공항에 비해서는 좀 작은 편이죠.
공항에 있는 안내판 입니다. 아랍어가 정말, 매우, 몹시 낯섭니다. 처음 보면 당황스러울 정도 입니다.
카이로로 향하는 항공편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를 쳐다보는 순간, 잠시 멘붕이 찾아옵니다.

'설마, 아랍어로만 안내하는건가?' 하는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는 순간... 영어로 된 안내화면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

태어나서 아랍 전통의상 입은 사람을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처음입니다. ^^;
출발전에 미리 받은 호텔 바우처를 확인해보니 Copthorne Airport Hotel 입니다. 공항 밖으로 나가니 호텔 버스가 기다립니다.


공항과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가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워낙에 피곤했던 터라, 한 숨 자고나서야 사진을 찍어봅니다. 혼자 갔는데도 기본 제공되는 룸이 트윈룸 입니다. 역시 돈 많은 나라는 다르군요. ^^;

중동지역이라서 그런지 기도실도 있습니다.
한숨 자고 샤워를 하고 나서 시간을 보니 대략 점심때가 되서, 기왕이면 밖으로 나와서 먹자는 생각에...라마단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무생각 없이 밖으로 나옵니다.
마단(Ramaḍān) 기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라마단(Ramaḍān)이란, 아랍어로 '더운날'이라는 뜻으로 이슬람력으로 9월에 해당합니다. 이달은 이슬람교에서 신성한 달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한 달동안 금식을 합니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은 아니고, 지평선 위로 태양빛이 비추기 시작하는 새벽부터 해가 지는 순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해가 지면 '아침밥'을 먹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카이로행 비행기 출발시각은 오후 5시 이지만, 시내 구경도 할 겸해서 호텔에서 주는 공짜 점심을 마다하고 자신있게 길을 나섭니다.
호텔 로비에서 점심 먹으러 일찍 체크아웃 한다길래, "Are you sure?"라고 몇 번 물어보더군요...
그때 순순히 점심을 먹었어야 했습니다....-_-;
어쨋든 겁도 없이,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갑니다.
'라마단이 뭐 별거 있겠어? 나는 외국인이니까, 사먹을 수 있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에 들린 까루프가 있는 쇼핑몰에서 첫번째 퇴짜!

두번째로 찾아간 버거킹에서도 퇴짜!..(이럴거면 가게 문은 왜 열어놓았는지...-_-;)
40도 가까운 땡볕 속에 무려 두 시간 가까이 헤메다가, 'Arabian Courtyard Hotel'에서 사먹을 수 있었습니다.
프론트에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상의를 하더니, 레스토랑으로 안내를 하더군요...
테이블에 놓인 나초를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